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얼마전에 있었던 일

아핫아핫 2021. 5. 28. 16:33

지난 주에도 아이와 같이 어학원에 갔다가 삼청동에 있는 세계장신구박물관에 갔었습니다. 입장권이 전시규모에 비해 싼 편은 아니었지만, 아프리카, 남아메리카 등지의 이쁜 장신구들을 많이 보고 왔죠. 아마도 아이한테도 이 인상들이 남아서 나중에 예쁜 것을 볼 때 생각이 날 지도 모르겠습니다.

 

지하철을 타고 가며, 아이 눈 높이에 맞추려니 문 옆 철봉을 잡으며 쭈그리고 앉았습니다. 에서 내려 볼 때보다 눈 높이가 맞으니 훨씬 좋습니다. 문득 예전 학교 다닐 때 생각이 나더군요.

대학교 1학년 때 한 선배와 악보를 구하러 지하철을 타고 간적이 있었습니다. 그 때에도 선배가 몸이 약한 편이었는데, 지하철 맨 앞 칸에 타고 한참을 갔습니다. 힘들었었는지 누나가 서 있다가 운전석 쪽 면에 기대서 앉더군요. 전 뻘쭘해서 그 앞에 서 있다가 같이 그 옆에 앉았습니다. 고마운 눈길로 절 보더군요. 아이와 눈을 맞추다 보니 문득 그 때 생각이 납니다.

 

제가 신영복 선생님 글과 글씨, 그림을 좋아하는데 눈 높이 생각을 하다 보니 갑자기 선생님의 글이 떠 오릅니다.

 

머리 좋은 것이 마음 좋은 것만 못하고

마음 좋은 것이 손 좋은 것만 못하고

손 좋은 것이 발 좋은 것만 못한 법입니다.

관찰보다는 애정이, 애정보다는 실천적 연대가

실천적 연대보다는 입장의 동일함이 더욱 중요합니다.

입장의 동일함, 그것은 관계의 최고형태입니다.

(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중에서)