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호접지몽

아핫아핫 2021. 5. 20. 22:21

올름(Olm)은 유럽 유일의 도롱뇽. 100년을 산다. 동굴의 차가운 물 속에서 거의 단식하며 산다. 시쳇말로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.’ 냉장고 유리병 속에서 12년간 살아남은 놈도 있었다. 밤낮이 없는 영원한 어둠 속에서, 피해야 할 적도 방해물도 없이 3만 여 일을 견딘다(?). “올름은 그저 멸종 대신 망각을 택한 것인지도 모른다.”

 

한 신문의 책 안내에 있던 내용입니다. 망각이라고 하니 다람쥐 얘기가 떠오릅니다.

 

[알이 닭을 낳는다]라는 책에서 최재천 교수가 그런 얘길 합니다. 다람쥐들이 겨울맞이 도토리 모으기를 열심히 합니다. 볼테기가 미어져라 도토리를 주워 모아서는 여기 저기 땅에 묻습니다. 겨우내 저장해 두었던 도토리로 버텨야 하니까요.

그런데 문제는 다람쥐가 그 저장장소를 기억하지 못하는 데 있죠. 하지만 자연의 섭리는 그 망각마저도 삶의 한 방식으로 승화시킵니다. 바로 도토리 나무가 번식을 하는 방법으로서 말이죠. 잊혀진 도토리 무덤에서 새싹이 나와 새로운 도토리 나무를 만들어 내는 것이죠.

 

, 지난 금요일이 제 생일이었습니다. 기억하시고 축하해 주신 분들 고맙습니다. 생일을 챙겨만 드리다가 챙김을 받으니 그것 또한 좋더군요. 그 날은 집에 일찍 들어 가서 아내가 해주는 맛있는 밥 먹고, 아이들하고 놀다가 일찍 잤습니다. 아내가 해 주는 밥 먹고,아이들과 놀다가 일찍 자기도 참 오랜만입니다

 

개나리, 벚꽃, 산수유, 진달래, 매화는 졌습니다. 봄을 알리는 첫 전령들은 지나 갔죠. 이제 두 번째 그룹이 준비중이겠죠. 어떤 꽃들일지 궁금합니다. 다음 달이면 장미가 피기 시작하겠네요. 어릴 적 장미의 가시를 떼어서 코에 붙이고 코뿔소라고 하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.

 

그 시절엔 무엇 하나 가져다 붙이면 마치 그것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죠. 커서도 무엇 하나 제 콧잔등에 붙이면 마치 그것인 양 행동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. 어떤 관계가 되었든, 타이틀이 되었든 말씀입니다.

 

제가 나비인지, 나비가 저인지 모르겠지만, 팔랑팔랑 나비처럼 날고 싶습니다.